자 평 진 전 강의

제대로 보는 자평진전의 간지론(干支論)

원제 임정환 | 2012-03-14 12:4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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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지론(干支論)

제1장
십간(十干)과 십이지(十二支)를 논함.

天地之間, 一氣而已, 惟有動靜, 遂分陰陽, 有老少, 遂分四象, 老者, 極動極靜之時, 是爲太陽太陰, 少者, 初動初靜之際, 是爲少陰少陽, 有是四象, 而五行具於其中矣, 水者, 太陰也, 火者, 太陽也, 木者, 少陽也, 金者, 少陰也, 土者, 陰陽老少木火金水沖氣所結也.

천지(天地)간에는 하나의 기(氣)가 있을 뿐인데,
다만 동정(動靜)이 있으니 이에 음양(陰陽)으로 나뉘었고, 노소(老少)가 있으니 이에 사상(四象)으로 나뉘었다.

노(老)라는 것은 동(動)이 극에 이르고 정(靜)이 극에 이른 시기이니 이것은 태양(太陽)과 태음(太陰)이고,
소(少)라는 것은 처음 동(動)하고 처음 정(靜)하는 때이니 이것은 소음(少陰)과 소양(少陽)이다.

이러한 사상(四象)이 있고, 오행(五行)은 그 중에서 갖추어졌다.1)
水라는 것은 태음(太陰)이고,
火라는 것은 태양(太陽)이며,
木이라는 것은 소양(少陽)이고,
金이라는 것은 소음(少陰)이며,
土라는 것은 음양(陰陽)의 노소(老少)인 목화금수(木火金水)의 충기(沖氣)*가 응결된 것이다.
*충기(沖氣): 음양의 두 기운이 부딪혀서 조화를 이룬 기운.
1)음양(陰陽)은 주역(周易)에서 처음 나왔고, 오행(五行)은 기원전 8세기에 쓰인 서경(書經)의 제 1편인 홍범구주(洪範九疇)에 처음 나온다.


서락오평주(徐樂吾評註)
음양지설(陰陽之說)은 과학자들에게서 가장 배척받는 바인데,
그러나 천지간에 있어서 일월(日月)이나 한서(寒暑)나 주야(晝夜)나 남녀(男女)가 어찌 하나라도 음양(陰陽)이 아닐 것인가?
설령 세미(細微)하다고 할지라도, 가령 전자(電子)도 또한 음양으로 나뉨이 있다.
음양(陰陽)에서 유래하여 나뉜 것이 사상(四象)인데, 목화금수(木火金水)는 춘하추동의 사시지기(四時之氣)를 대표하는 것이다.

대지(大地)중에 간직된 火와 간직된 水와 아울러 금속(金屬)등의 광물은 누가 조성하였는가? 온갖 풀들이 싹트는데, 누가 싹트게 하는가?
과학이 만능하여 원질(原質)을 변화시킬 수 있고 종자(種子)를 조성할 수는 있으나, 초목으로 하여금 싹트게 할 수는 없다.
이 맹아(萌芽)의 활동력이 즉 木이다.
고로 금목수화(金木水火)는 천지자연의 원질(原質)이다.
만물은 土에서 완성되고 土로 돌아가는데, 이러한 금목수화(金木水火)라는 원질(原質)을 실어주는 것이 土이다.

사람은 천지(天地)의 기(氣)를 받아서 태어나는데,
난기(暖氣)가 火이고, 유질(流質)이 水이며, 철질(鐵質)은 金이고, 혈기(血氣)의 유행(流行)이 木이다.
이것이 신체에 있어서 골육(骨肉)의 질(質)인데, 이러한 금목수화(金木水火)를 운용(運用)하는 것이 土이다.
사람은 태어나면서 기(氣)를 받아 형(形)을 이루는데,
기약(期約)하지 않았는데도 그렇게 되는 것이니, 원래 이러한 자연지기(自然之氣)를 따라서 전이(轉移)되지 않을 수 없다.


有是五行, 何以又有十干十二支乎, 蓋有陰陽, 因生五行, 而五行之中, 各有陰陽, 卽以木論, 甲乙者, 木之陰陽也, 甲者, 乙之氣, 乙者, 甲之質, 在天爲生氣, 而流行於萬物者, 甲也, 在地爲萬物, 而承玆生氣者, 乙也, 又細分之, 生氣之散布者, 甲之甲, 而生氣之凝成者, 甲之乙, 萬物之所以有枝葉者, 乙之甲, 而萬木之枝枝葉葉者, 乙之乙也, 方其爲甲, 而乙之氣已備, 及其爲乙, 而甲之質乃堅, 有是甲乙, 而木之陰陽具矣.
 
이러한 오행(五行)이 있는데, 어찌하여 다시 십간(十干)과 십이지(十二支)가 있는가?
음양(陰陽)이 있음으로 인하여 오행(五行)이 생겼는데, 오행(五行)중에 각각 음양(陰陽)이 있기 때문이다.

즉 木으로 논하면,
甲乙이라는 것은 木의 음양(陰陽)인데,
甲이라는 것은 乙의 기(氣)이고 乙이라는 것은 甲의 질(質)이다.
하늘에 있는 생기(生氣)가 만물에 유행하는 것이 甲이고, 땅에 있는 만물(萬物)이 생기(生氣)를 이어받은 것이 乙이다.

다시 세분하면,
생기(生氣)가 나뉘어 펼쳐진 것이 甲의 甲이고, 생기(生氣)가 응결하여 합쳐진 것이 甲의 乙이며,
만물에 있어서 지엽(枝葉)이라는 것이 乙의 甲이고, 만목(萬木)의 지지엽엽(枝枝葉葉)이 乙의 乙이다.
만목(萬木)으로 향하는 것이 甲인데 乙의 기(氣)가 이미 갖추어진 것이고,
만목(萬木)에 이른 것이 乙인데 甲의 질(質)이 단단한 것이다.
이와 같은 甲乙이 있으니, 木의 음양(陰陽)이 갖추어졌다.


서락오평주(徐樂吾評註)
오행이 각각 음양(陰陽)으로 나뉘어져서 간지(干支)가 있게 되었는데,
천간(天干)이라는 것은 하늘에 있는 오행(五行)의 유행지기(流行之氣)이고,
지지(地支)라는 것은 사시유행(四時流行)의 차례이다.


何以復有寅卯, 寅卯者, 又與甲乙分陰陽天地而言之者也, 以甲乙而分陰陽, 則甲爲陽乙爲陰, 木之行於天而爲陰陽者也, 以寅卯而分陰陽, 則寅爲陽卯爲陰, 木之存乎地而爲陰陽者也, 以甲乙寅卯而統分陰陽, 則甲乙爲陽寅卯爲陰, 木之在天成象而在地成形者也, 甲乙行乎天, 而寅卯受之, 寅卯在乎地, 而甲乙施焉, 是故甲乙如官長, 寅卯如該管地方, 甲祿於寅, 乙祿於卯, 如府官之在郡, 縣官之在邑, 而各施一月之令也.

어찌하여 다시 寅卯가 있는가?
寅卯라는 것은 음양(陰陽)의 천지(天地)를 다시 甲乙과 나누어서 말한 것이다.

甲乙로 음양(陰陽)을 나누면 甲이 양(陽)이고 乙이 음(陰)인데, 하늘에 유행하는 木이 음양(陰陽)으로 나뉜 것이고,
寅卯로 음양(陰陽)을 나누면 寅이 양(陽)이고 卯가 음(陰)인데, 땅에 존재하는 木이 음양(陰陽)으로 나뉜 것이다.
甲乙寅卯로 음양(陰陽)을 통합하여 나누면 甲乙이 양(陽)이고 寅卯가 음(陰)인데, 木이 하늘에서 상(象)을 이루고 땅에서 형(形)을 이룬 것이다.

甲乙이 하늘에서 유행하면 寅卯가 받아들이고, 寅卯가 땅에 있으면 甲乙이 베풀어준다.
이러한 까닭으로 甲乙은 관청의 우두머리와 같고, 寅卯는 관리가 주관하는 지방(地方)과 같다.
甲은 寅에서 득록(得祿)하고, 乙은 卯에서 득록(得祿)하는데, 부관(府官)이 군(郡)에 있는 것이나 현관(縣官)이 읍(邑)에 있는 것과 같으며, 각각 한 달의 령(令)을 시행한다.


서락오평주(徐樂吾評註)
甲乙은 모두 木이고, 똑같이 하늘에 있는 기(氣)이다.
甲은 양화지기(陽和之氣)*가 처음으로 옮겨가서 그 세(勢)가 바야흐로 커나가는 것이고,
乙은 아늑하고 따뜻한 생기(生氣)가 풀이나 나무의 맹아(萌芽)로 나타난 것이다.
비록 똑같은 木이라고 할지라도, 그 성질(性質)에 있어서는 다른 점이 있다.
*양화지기(陽和之氣): 봄날의 따뜻한 기운.

甲乙은 유행지기(流行之氣)이니 고로 ‘하늘에서 행한다’고 말하였고,
寅卯는 시령(時令)의 차례이니 고로 ‘땅에서 존재한다’고 말하였다.
유행지기(流行之氣)는 시령(時令)을 따라서 전이(轉移)하니, 고로 甲乙은 똑같이 寅卯가 뿌리이고 亥未辰이 모두 그 뿌리이다.

천간이 월령의 당왕지기(當旺之氣)에 통근하였으면 급시(及時)하여 득용(得用)하였으니 가장 현혁(顯赫)하는데, 그렇지 않으면 비록 득용(得用)하였다고 할지라도 힘이 부족하다.
가령 부현(府縣)의 관리가 득시(得時)하거나 득지(得地)하지 않았으면 호령(號令)을 할 수 없고 그 재능을 펼치지 못하는 것과 같다.

십간(十干)은 오행이 음양(陰陽)으로 나뉜 것인데, 그 작용(作用)을 논한다면 양간(陽干)과 음간(陰干)에는 각각 다른 점이 있다.
적천수(滴天髓)에서는 ‘오양종기부종세,오음종세무정의(五陽從氣不從勢,五陰從勢無情義)’라고 말한다.1)
양간(陽干)은 군자(君子)와 같기 때문인데,
양강지성(陽剛之性)이 있으니 사주에 조금이라도 뿌리가 있거나, 혹 인수(印綬)가 유근(有根)이기만 하면 그 약함에 의탁하고 종(從)할 수 없다.
오음(五陰)은 그렇지 않으니,
사주에 재관(財官)이 편승(偏勝)*하였으면 종재관(從財官)한다.
설령 일원에 조금의 근묘(根苗)가 있거나, 혹은 월령지기(月令之氣)에 통하였다고 할지라도 역시 논하는 바가 아니다.
혹 인수(印綬)가 유근(有根)이면 신약(身弱)을 꺼리지 않고, 극제(剋制)를 두려워하지도 않는다.
이것이 음간(陰干)과 양간(陽干)에 있어서 성질(性質)의 다른 점이다.
*편승(偏勝): 한쪽이 치우쳐서 왕함.
1)양간(陽干)은 자기의 본연의 기(氣)를 좇고자 하여 타기(他氣)의 세력을 좇지 않으려는 속성이 있으나, 음간(陰干)은 양간(陽干)에 비하여 쉽게 종세(從勢)한다.
그러므로 양간(陽干)은 자기의 본연의 기(氣)인 생왕록(生旺祿)을 만나면 거의 종(從)하지 않으나, 생왕록(生旺祿)을 만나면 절대 종(從)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다.
여기에서의 종기(從氣)는 ‘자기의 본연의 기(氣)를 좇고자 하는 것’을 말하고, 종상(從象)에서의 종기(從氣)는 이인동심(二人同心)을 말한다.

가령 오정방(伍廷芳)의 명조는 壬寅丁未己卯乙亥인데,
己土가 비록 월령에 통근하였다고 할지라도 木의 세(勢)가 왕성하니 木에 종(從)한다. 소위 ‘종세무정의(從勢無情義)’이다.
또한 가령 염석산(閻錫山)의 명조는 癸未辛酉乙酉丁亥이다.
乙木은 인수(印綬)가 있어서 통근하기만 하면 신약(身弱)을 두려워하지 않는데,
칠살(七殺)이 투출하였고 칠살(七殺)에 대한 극제가 있으니 귀격(貴格)이다.
또한 가령 허세영(許世英)의 명조는 癸酉辛酉乙丑辛巳인데, 열에 아홉은 그릇되게도 종살(從殺)로 삼았다.
부지(不知)로되, 
인수(印綬)가 유근(有根)이니 신약(身弱)을 꺼리지 않고 여전히 제살운(制殺運)을 기뻐한다.
이것이 또한 음간(陰干)의 특별한 점이다.



乙  己  丁  壬          丁  乙  辛  癸          辛  乙  辛  癸
亥  卯  未  寅          亥  酉  酉  未          巳  丑  酉  酉
甲癸壬辛庚己戊      甲乙丙丁戊己庚       甲乙丙丁戊己庚
寅丑子亥戌酉申      寅卯辰巳午未申       寅卯辰巳午未申
왼쪽에 있는 오정방(伍廷芳)의 명조는 丁壬이 합이화목(合而化木)하고 未土가 목국(木局)을 이루었으니 종살격(從殺格)이고,
가운데에 있는 염석산(閻錫山)의 명조는 식신제살격(食神制殺格)에 丁火가 용신이며,
오른쪽에 있는 허세영(許世英)의 명조는 종살격(從殺格)이다.
허세영(許世英)의 명조는 乙木이 무근(無根)이고 칠살(七殺)이 극왕(極旺)하여 종하지 않을 수 없으니, 이에 가종살격(假從殺格)이다.
巳중의 丙火가 투출하지 않았고, 巳酉丑이 금국(金局)을 이루었으니 제살(制殺)할 수 없다.

양간(陽干)은 그렇지 않다.
가령 우화덕(虞和德)의 명조는 丁卯丙午庚午己卯인데,
庚金이 비록 약하다고 할지라도 인수(印綬)가 투출하였고 인수(印綬)가 유근(有根)이어서 종(從)할 수 없으니, 신약(身弱)하더라도 자연히 그 약함에 의지한다.
운이 부신지지(扶身之地)로 행할 때에 자연히 부귀하였는데, 다만 노고(勞苦)가 있었을 뿐이다.
이것이 다른 점이다.

그러나 양간(陽干)은 절대로 종할 수 없다는 것은 아니다.
가령 손청(遜淸)의 선통제(宣統帝)의 명조는 丙午庚寅壬午壬寅인데, 인수(印綬)와 비겁(比刦)이 모두 무근(無根)이니 종하지 않을 수 없다.
이것은 소위 ‘종기부종세(從氣不從勢)’이다.

己  庚  丙  丁              壬  壬  庚  丙
卯  午  午  卯              寅  午  寅  午
己庚辛壬癸甲乙            丁丙乙甲癸壬辛
亥子丑寅卯辰巳            酉申未午巳辰卯
왼쪽의 우화덕(虞和德)의 명조는 庚金이 무근(無根)이고 칠살(七殺)이 극왕(極旺)하니, 비록 己土가 있다고 할지라도 종살(從殺)하지 않을 수 없다. 종살(從殺)하는데, 운이 무정(無情)하니 노고(勞苦)가 있었다.
종(從)하지 않았으면 재살태왕(財殺太旺)인데, 부귀할 수 있었을 것인가?
아마 우화덕(虞和德)은 강건한 성격의 소유자였을 것인데, 종(從)하지 않으면 결코 강건할 수 없다.
오른쪽의 선통제(宣統帝)의 명조는 아우생아종재격(兒又生兒從財格)이다.

그 이치가 매우 깊으니, 갑자기 깨우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학자가 팔자를 많이 살펴보고 경험이 오랫동안 쌓이면 자연히 깨우칠 수 있으며, 문자(文字)로 도달할 수 있는 바가 아니다.
(본장(本章)의 간지성질론(干支性質論)을 살펴보면 비록 첫걸음이라고 할지라도 실은 가장 심오한 것이다.
명리에 있어서 정미(精微)한 점은 간지음양(干支陰陽)의 성질(性質)을 분별하는 것이나, 학자(學者)가 내버려두고 나중에 도모하여도 괜찮은데, 연습(硏習)하고 입문(入門)한 후에는 자연히 그 중요성을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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