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의 충(沖)을 논함
십이지(十二支)에서 ‘子午가 서로 충(沖)하고 丑未가 서로 충(沖)한다’는 종류는 각 지지의 소장(所藏)이 서로 충극(沖剋)한다는 것인데,
득령(得令)한 것이 쇠(衰)한 것을 충하면 뿌리 뽑히고, 실시(失時)한 것이 왕(旺)한 것을 충하면 상함이 없다.
충(沖)하는 것이 유력(有力)하면 능히 제거하는데, 흉신(凶神)을 제거하면 이롭고 길신(吉神)을 제거하면 불리하다.
충(沖)하는 것이 무력(無力)하면 도리어 격발하는데,
흉신(凶神)을 격발하면 재앙이 있고, 길신(吉神)을 격발하면 비록 재앙이 되지는 않는다고 할지라도 충(沖)하여 동(動)하게 한 것을 인하여 복을 얻는 것은 아니다.
구설(舊說)에서는 ‘子酉申亥는 午卯寅巳를 충할 수 있으나, 午卯寅巳는 子酉申亥을 충할 수 없다’라고 말하는데,
그러나 午중의 己土도 또한 子중의 癸水를 극할 수 있고, 寅중의 丙火도 또한 申중의 庚金을 극할 수 있으며, 巳중의 戊土도 또한 亥중의 壬水를 극할 수 있다.
다만 승권득세(乘權得勢)를 살펴보아야 하는데,
설령 午卯라고 할지라도 어찌 子酉를 상할 수 없을 것인가? 寅巳는 어찌 申亥를 상할 수 없을 것인가?
또한 ‘두 개는 하나를 충하지 않는데, 대저 둘이면 서로 돕지 않고 잘 해내지 않는다’라고 말하는데, 도움이 많은 것은 더욱 방자하게 침벌(侵伐)한다.
비유하건대,
원수의 가정과 서로 만났는데 어찌 반드시 각각 일인(一人)이어야 창을 잡고, 한쪽이 많고 한쪽이 일인(一人)이면 도리어 소매 속에 손을 넣고 가만히 서 있을 것인가?
요컨대, 명운(命運)에서 충을 만났으면 흉(凶)함이 많고 길(吉)함은 적으나,
혹은 양충(兩沖)이 서로 만났는데 격(格)이나 운(運)에 각각의 합신(合神)이 있어서 화해시키거나,
혹은 양충(兩沖)에 희신(喜神)이 있고 기신(忌神)이 있는데 격(格)에서나 운(運)에서 희신(喜神)을 돕고 기신(忌神)을 억제할 수 있으면 역시 길함을 잃지 않는다.
구설(舊說)에서는 ‘子午卯酉가 전부 나타났거나, 寅申巳亥가 전부 나타났거나, 辰戌丑未가 전부 나타났으면 모두 격(格)으로 이야기할 수 있다’라고 하는데,
결국은 본래 사충(四沖)이니 끝내는 타당하지 않으나, 혹 천간(天干)의 조제(調劑)가 마땅하면 또한 귀격(貴格)이 되는 경우는 있다.
만약 辰戌丑未이면 구설(舊說)에서는 ‘충(沖)을 기뻐한다’고 일률적으로 말하였으나,
마땅한 경우가 있고 마땅하지 않는 경우가 있어서 그 이치가 다단(多端)한데, 상세한 것은 ‘잡기(雜氣)를 살펴보는 법’이라는 장(章)에 있다.
월령(月令)에 있는 것을 이와 같이 살펴보면 다른 지지에 있는 것도 가히 알 수 있다.